My story

그곳에는 뭔가 다른 것이 있다.... 해운대..

드림이짱 2009. 8. 28. 01:28

 

항상 나를 감동시키는 것은 ...

우연히 들어간 허름한 소머리국밥집에서 예상외로 맛있는 깍두기를 만났을 때이다.

 

이른바 겉만 번지르르하고 가보면 실속이 없는 영화들이 있다.

광고 빵빵하게 하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보면

도대체 뭐 한다고 그많은 돈을 썼을까 싶을 정도로 황당한 영화들도 많다.

선전으로 한 500만 동원하고 없어지는 영화들이다.

 

해운대니,.. 블록버스터니..

한 참 광고해댈 때까지만 해도 그저그런 디~ 워 류의 영화가 아닌가 싶었다.

그나마 믿을 만한 영화라는 건 하지원 설경구라는 두 배우가 있었기 때문인데

리뷰나 리플에 일관적인 어색한 사투리연기에 대한 혹평이나

마운이의 박중훈 발연기에 대한 글들을 읽으면서 극장에서 볼영화는 아니구나 싶은 생각에

외면했던 영화중에 하나가 또 해운대였다.

 

여름휴가 첫날 밤에 애들을 재우고 와이프랑 뭘할까 하다가

처음으로 심야영화를 보러 간 것이 바로 해운대였다.

 

고층빌딩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해운대와 선창가의 막썰어 주는 횟집에 어우러져있는

영화는 내가 알던 해운대와는 조금 거리가 먼.. 정경에서 시작된다.

영화속에서 오동춘역을 맞은 김인권은 어린나이 답지 않게 정말 실랄한 표정연기가 살아있는 배우다.

작렬하는 폭팔음 속에서 떨어지는 콘테이너 박스 사이사이에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표정연기..

한국의 짐케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비열+비겁 그러면서도 밉지 않은 어벙한 악역까지

결국은 착할 수 밖에 없는 악역이여도 가슴에 묻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사람임을 드러낸다.

 

이 영화는 걸출한 배우들을 주인공으로 썻지만

오히려 살아있는 조연들의 연기가 더 볼만한 영화다

희미역의 강예원의 무섭도록 살벌한 키스씬.. 동춘 어머니 역의 성병숙씨의 몸빼바지 연기..

만식모의 김지영씨의 욕쟁이 연기.. 어리버리 순수총각 이민기의 어벙연기 

억조역의 송재호씨의 아마도 첫 악역연기가 어우러져

쓰나미라는 최악의 상황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훈훈하게 감싸준다.

 

뭐 박중훈 발연기라고 하지만 엄정화나 둘다 있어야 할 자리에 있었다.

오히려 끝까지 죽어가는 상황에서 눈물을 떨구게 만들다가

좀비처럼 갑자기 우연히 살아나는 시나리오 설정 자체의 문제가 아닌가?

결국 메가쓰나미기 덥치는 장면에서 돈이 모자랐던 건지 마지막을 그냥 처리하고 넘어간 것이

두 배우의 역활을 애매하게 만들어버린 듯하다.  

 

단.. 재난 드라마라는 비참한 소재를 너무나도 살짝 터치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너무나도 쉽게 살아나는 주인공들과 결국 죽는 사람들 마져도 장면이 전부 삭제된 편집영상에서

리얼리티와 감동의 두토끼를 잡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아쉼움과 함깨

전체관람등급을 받아서 천만관객을 돌파하려는 저의가 깔린 상업적인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 찜찜함이 남는 영화였다.

 

1000만 관객돌파가 말해주는 것같이 다분히 잘만들어진 영화긴 하지만 ..

예술인이나 영화감독으로써의 윤재균이라는 사람보다는

그저 상업적인 면에서 웃음과 감동과 CG를 적당히 버무려 만들어놓은

정원이 화려한 한식집에서 소머리국밥을 먹는 느낌이였다.

단지.. 같이 나온 맛있는 깍두기의 맛에 감동하고 나온 영화라고나 할까?

 

개인평점 8 ★★★★☆ (이정도면 후한 거다... ㅡ.,ㅡㆀ)

 

관련영화 : 해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