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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가을 속에서 가족을 만나다~!!!

드림이짱 2011. 11. 10. 18:40

원래 추석때 가려고 예약을 했던 홍천의 펜션 '힐앤데일'...

집에서 와이프랑 대판 싸운 이유로 못가고 있다가 중간고사를 끝낸 아이들과 같이

주말에 갔다왔다.

 

이유는 휴식... 아무것도 안하면서 지내는 하루가 필요했다.

나도 아이들도 물론 와이프와 같이 가신 어머님까지도..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 홍천 ... 분당에서 2시간만에 도착했다.

비발디파크와 스키장과 워터파크가 있어서 여름에도 겨울에도 올만한 곳이라 생각했다

 

인터넷에서 보는 사진이나 평만 가지고 알 수 없는 것이지만

휴팬션에서 본 사진 그림들이 맘에 들어서 결정한 펜션...

특히 소형평수지만 복층구조로 된 곳이라 맘에 들었다.

깔끔한 소품들과 아기자기한 주방기구들 가전제품과

바삭바삭하게 바짝 마른 정갈한 침구류들이 맘에 들어왔다.

 

주인 아주머니와 일하시는 분들도 아랫층 카페를 같이 하셔서 그런지

깔끔하고 세련된 분들이였다.

 

단 한가지 흠이라면 벽에 수없이 달라붙어있는 집개벌래들~

습한 곳이라서 그런지 산밑이라서 그런지 집 밖에 붙어 있는 벌래들이 35마리..

방에서도 2마리 잡았다.

 

어스름한 저녁의 나무데크~

바베큐 불판과 숮불준비  불까지 피워주고 데크사용료 2만원..

양치기 개인가? 시커먼 강아지 마루가 손님들을 맞이 한다

생긴 것과 다르게 전혀 짖지 않는다 성대 수술을 했나?

어째든 순하고 얌전한 놈이 먹을때는 어찌나 애처롭게 처다 보는지.. ㅋㅋㅋ

주인 아줌마가 주신 껍질 얇은 고구마까지 잘 구워 먹을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천장에 뚤린 유리창으로 쏟아지는 햇살이 아침을 깨워준다.

밤에는 몰랐는데 구름이 없는 날이면 밤에 쏟아지는 은하수를 봃 수도 있지 않을까? ㅋㅋㅋ

주변을 정리하고 비발디파크 뒤에 운중산에 올랐다

산책로까지는 그런데로 가볍고 운동 기구들이 많아서 나이 많은 어르신도 편하게 다닐 수 있다.

무릅이 안좋으신 어머님은 여기서 쉬시고

 

나랑 아이들은 가을에 물들기 위해서 올라갔다.

가을 산.. 항상 화려함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화려함 뒤에는 회광반조 (回光返照)...  

바스러져가기 직전에 확 타올라버리는 촛불의 안타까움이 숨어있다.

 

이미 신록을 다 뿜어내버린 고즈넉함..

정상까지 해발 600m 의 거리는 그리 녹녹한 거리가 아니였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오히려 더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인간으로써 겪는 당연함일까?

아니면 쉽게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는 욕망의 결과요 만족하지 못하는 아둔함일까?

 

한 발 한 발 내 딛을 때마다 느껴지는 육체의 중압감도 있지만

내 손을 잡은 아내의 거친 숨소리가 나를 제촉한다..

내 아내.. 나랑 같이 14년을 살아오고 있는 나와 가장 가까운 친구..

하지만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맘을 가지고 있는지 100% 알고 있다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나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이자 내 아이들의 엄마다

 

대부분의 가족들이 그러하듯이 이미 서로에게

신혼때나 연애할때의 살뜰한 애정이나 욕심은 없다.

그저 서로의 맞은 바 일을 하면서

가끔씩 느끼는 거리감과 가끔씩 느끼는 애틋함을 같이 가지고 있을 뿐...

 

그런 내 아내가 내가 준 아이폰과 블루투스를 귀에 끼고

열심히 묵묵히 나를 따라오고 있다. 원래 아내가 가자고 해서 오게 된 산행..

가기가 한 이야기에 대한 책임인지.. 아님 나를 믿고 따라오는건지..

그저 귀에 꽂은 음악에 취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어째든 나를 따라온다

힘들겠지만 정상까지..

부부생활이라는 것도 그런것 같다.

때로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겠고 때로는 잘못된 길로 갈 수도 있지만

힘든 능선도 묵묵히 따라가다 보면 아이들도 낳고 기르고 결혼시키고

약간은 느긋하고 평평한 밴치를 만나 잠시 쉬어가면서 물을 마실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가끔 울굿불굿한 단풍을 만나거나 알록달록한 꽃을 만나서 즐긴다고 해도..

정상에 올라서 야호을 하거나 약수터에서 시원한 물을 마신다고 해도..

버리지 못하고 들고다니는 지팡이 같은 존재가 아닐까? 늙을 수록 더 필요해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