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라는 테두리에 갖혀살다보면
여러가지 인간관계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
어떤 관계는 절실하기도 하고
어떤 관계는 의무적으로 자리를 체워야하는 경우도 있다.
남자들의 모임이라면 의례히 술모임을 떠오르게 된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든 안좋아하는 사람이든
만남의 구실은 항상 '술이나 한잔하지?' 로 시작하게 된다.
남자들이 모여서 밥만먹고 헤어진다든가
영화만 본다거나
커피만 마신다거나
아님 쇼핑을 하는 상상을 해보았는가?
십중팔구는 백수거나 아니면 게이취급을 받기 딱 좋다
결국 만만한 것이 '술'이다.
술은 처음 만나 서먹한 자리에서도
서로간의 관계를 허물어버리는 매개가 된다
술먹고 실수한 이야기처럼 아무나 듣고 웃어버릴 수 있는 것이 또 있는가?
설사 술먹고 실수를 했다고 해도
그것이 사회적통념에 심각한 위배가 되지 않는다면
'아 술 때문이니까' 하고 넘어가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초면에 만나서 좀 실수를 하더라도
남자니까 사회생활하다 보면 그럴 수 있어라고 인정해주는 분위기 때문에
결국 술자리의 실수는 묵인되기도 한다.
갈수록 신입생환영회에서 술이 없어져간다고 한다.
술먹고 사망한 신입생들의 사건사고 이야기도 많이 들린다
우리가 학교를 다닐때도 정말 술때문에 사고가 많았다
신입생환영회때 정신을 잃고 3차병원으로 후송되가면서
사망진단서를 써드릴까요하고 이야기 듣던 아이들이 한학년에 꼭 한둘은 있었다
하지만 진짜 죽은 아이들은 없었다
어떤 아이들은 고압산소통에 들어가서 정신을 차리고
어떤 아이들은 링겔만 맞고 깨어나기도 했었다.
아무리 정신을 잃고 맛이 가더라도
예전엔 선배들이 끝까지 책임을 지고 챙겨주었다.
집에와서 오바이트 해서 선배집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던 기억도 난다
하지만 그 어떤 경우에서도 선배는 후배를 먹인만큼 책임을 졌고
후배는 선배를 믿는 마음에 최선을 다해서 먹었다.
결국 술이라는 매개가 있었지만
그 다음날 같이 해장국을 하면서, 알몸으로 같이 사우나를 하면서
선배대 후배의 관계에서 남자대 남자의 관계로
형님과 동생의 관계로 친밀해지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물론 드물게 알코울 분해효소가 없거나 알코올알러지가 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술먹고 사망한 사건들 보면
거의가 방치된 체로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경우가 많다
술먹이고도 책임지고 싶은 선배도 없고
선배를 믿고 자기 몸을 맞기고 싶은 후배도 없다.
철저하게 세상은 자기 혼자 살아가는 것이고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삶이라는 것이 이렇게 팍팍해도 되는 것인가?
한 10년이 지나면 이제 '술한잔 하자' 하는 사람은 전부 도둑놈이나
소매치기같은 취급을 당할지도 모른다
세상은 참으로 말똥말똥 해졌다.
하지만 그럼으로 세상은 정말 행복해졌을까?
피맛골이 재개발로 사라지는 작금에
그네를 타던 30촉 백열등이 그리워지는 이유는 무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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