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amily story

장고도.. 그 섬에 가고 싶다.. #3 꽃게잡이..

드림이짱 2010. 8. 4. 12:57

 

 

 

 

누구나 도심에 바쁜 직장인들이라면 목가적인 생활을 꿈꿔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초원의 집같은 삶이든.. 전원일기같은 삶이든..

현실은 그렇게 녹녹하지 못하다는 것도 알면서

난 늙으면 시골에 집짓고 농사짓고 살아야지 하는 막연한 환상 같은거?

 

그런면에서 하루 저녁 어부가 되서 살아보는 것은 그야말로 행운이다

일인당 십여만원 씩 모아 보트빌려서 떠나는 바다낚시가 아니다

낮에는 조개가 뒤덮었던 바다가..

밤이 되니까 그 조개를 먹으려고 올라오는 꽃게들로 뒤덮힌다

 

 

 

 

 

 

 

 

꽃게잡이는 물 떄가 맞아야 잡을 수 있다.

마침 내가 갔을때가 조금이라서 밤 11시반에 집주인을 따라서 팬션식구들과 같이 나갈 수가 있었다.

하루이틀만 늦었더라도 밤1시에 나가야 하는데 사장님이 아침 7시 배부터 마중을 나가야 하니까

더 늦은 시간에 꽃게잡이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9가족이 나가서 장정 13명이 차출됬다

나머지 식구들은 전부 해안에서 기다리고 13명이 한 200미터 정도 되는 그믈을 가지고

바다로 들어갔다 가슴까지 물이 차오르는 곳까지 들어가니까

핸드폰이고 디카고 가지고 갈 수 없었던 것이 정말 아쉬웠다.

 

바다로 들어가는데..

바닷물에 점점히 빤짝이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아... 이건..

그래 그거였다. 20살때 거친겨울바다를 헤쳐가면서 찾아간 섬 매물도..

그 섬에서 봤던 은하수와 플랑크톤의 아름다운 조화..

 

바로 그...  그 플랑크톤이였다.

깜깜한 밤바다에 구름이 껴서 은하수는 보지 못했지만

바닷물에 떠서 반짝 반짝 빛나는 플랑크톤은 그야말로 요정의 나라에 온 느낌..

아바타에서 본 환상적인 나무가 이런 것을 보고 만든 CG가 아니였을까?

그물을따라서 점점히 명멸하는 녹색의 형광반점들이 흩뿌려지는데 꼭 내가 피터팬이 된 느낌이였다.

 

3번의 그물질에 잡힌 꽃게가 노란색 바구니로 하나가득 올라왔다.

그물도 좀 일찍 친 집이 더 많이 잡았던 듯..

옆에 있는 민박집에서 많이 잡았다고 반바구니를 그냥  주었다.

9집에 나누어 가졌어도 부족함이 없이 양동이로 하나가득을 얻었다

올 때 과일들 담아왔던 아이스박스가 집에 갈때는 꽃게.. 맛조개.. 바지락으로 꽉 찼다.  ^__^ㆀ

 

 

 

 

 

 

갖잡은 꽃게에 활어들을 세꼬시로 처먹다가 보니까 4시가 넘어 자서 다음날은 늦게 일어났다.

전날 먹은 소주만 3병이었는데  9반이 되니까 저절로 눈이 떠졌다.

아침에 알람소리나 시끄러운 아침드라마의 불륜갈등에서 나오는 찢어지는 여자 고함소리가 아니라

갈매기소리 파도소리 때문에 일어나는 아침은 그야말로 기분 좋은 경험이다.

 

 

 

 

 

 

 

  

 

지친몸을 머드팩으로 달랬다

제작년에 있었던 태안앞바다 기름유출사건..

그 사태에서 가슴졸이지 않았던 사람 없었을 것이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직접 가거나 멀리서 성금을 보내거나 적어도 마음만은 같이 했을 것이다.

 

불과 2,3년만에 이 정도로 환경을 되찾을 수 있었다는 것은 그야말로 기적이나 다름이 없다.

미국에서 기름 유출때문에 피해가 많은 것 같은데 한달이 지나도록 속수무책으로 오바마 탓만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다.

 

맛조개 캐다보면 조금 깊이 팠을때 먼바다에서는 검은 흙이 나오기도 하는데

기름 유출의 잔재가 아니라 퇴적층이라고 한다

물론 실제로 기름이면 둥둥 뜰테고 저렇게 많은 생태계가 존재하고 있지 않겠지..

 

 

 

 

 

 

 

 

 

 

다시 배를 타고 돌아오는 길...

짧은 휴가가 아쉽기만하다 2박3일만 되었어도 완전 깜둥이가 될 수 있었는데..

두고온 조개랑 꽃개랑.. 사람들의 따뜻한 인정이 가슴에 따뜻하게 남아있다.

재밌는 일이 많을텐데 하루만 더 있지 하며 잡던 옆집 트윈키즈 옷가게 사장님이 기억에 남는다

 

 

 

 

 

그래도 남아있는 휴가 흔적 3종세트..

반팔수영복의 흔적.. 나시의 흔적.. ^__^ㆀ

이쁜 스티커라도 붙이고 테웠으면 참 멋있었을꺼 같은데.. 1박만 더 하고 나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금까지는 개발제한 구역으로 묶여서 불편은 해도 자연이 그대로 남아있었는데

장도고가 국내 10대 섬으로 선정이 되서 내년부터는 개발이 자유화된다고 한다.

지금의 인심과 자연에 조금만 시설이 확충되면 더할 나위가 없으련만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무작위로 파해처지는 땅에

겟벌이 망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년에도 여름 휴가는 섬으로 가야 할 것 같다

당분간 섬의 매력에 푹 ~ 빠질 듯..

단 잠자리는 좀 더 편한 곳으로 가야지..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