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

비오는 날의 꿀꿀한 이야기...

드림이짱 2011. 7. 16. 15:17

어제 갔던 상가집 이야기입니다. (꿀꿀한 글 싫으신 분은 패~~~~스~~~ ^^ )

나이도 46.. 젊은 형님입니다.
해병대 출신이라 운동도 좋아하고 특히 산을 좋아해서 동문산악대장까지 맡고 있던 형이죠
시골에서 돼지만 열심히 키우다가 한 3-4년 전부터는 보험일을 같이 하더군요

워낙 우직하고 사람만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동문회 대소사를 알아서 챙기던 사람입니다.

우리 동문회가 특성상 60대 이후 분들이 많고
50대가 거의 없어요.. 그 다음이 40대 사람들인데 아무래도 많이 서먹하죠
그 갭을 매꾸어주었던 것이 산악모임이에요..
산에가면 나이 많은 선배나 젊은 후배나 다 똑같은 사람이니까 말이죠..

워낙 술을 좋아하던 사람입니다. 문제는 폭주를 한다는 것이죠.
앉은자리에서 소주 5병.. 그것도 연장으로 보름을 넘게 마시는 사람이였습니다.
사람 좋아하고 남자답고 일많이 벌리고..
60대 70대 선배님들 경조사가 있으면 항상 앞장서서 찾아 다니던 분입니다.
등산다닐때 짚고 다니시라고 물푸래 나무깍아서 선배님들 지팡이 하나씩 만들어 주기도 했죠..

최근에 우리 동문회는 거의 와해직전에 있습니다.
회장님을 정치하는 사람으로 정해 놓았더니 2년만에 동문회를 정치판으로 만들어버렸어요..
회원들 간에 신뢰도 많이 깨지고 그 사이에서 열심히 일하던 사람들만 바보가 됬죠..
이 형도 앞서서 열심히 일하던 사람 중에 하나인데..

그런데.. 그렇게 술마시고 자던 중에 갑자기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네요..
아이들이 이제 갓 초, 중학생인데..
문상을 가보니까 동문 사람들이 한 7명 나와있더군요..
그런데 나이 많은 선배는 같은 해병대 출신 선배 딱 한 명 오셨더라구요..
오늘이 하관이니까 시간이라고는 어제 밤 밖에 없었는데..

부조를 걷어서 낼까 각자 낼까를 이야기 하고 있는데
어떤 선배 하나가 흘려서 혼자말하는 것을 올들었습니다.

'어차피 경조사 올 것도 아닌데...'

쇼킹하더군요.. 아마 앞으로 '이 집에 본인이 오지 않을꺼 같다'는 이야기였겠죠?
설마 '이 집에서 나에게 올 일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였을껍니다.
최소한 어제 와서 같이 문상을 했던 선배들은
오지 않은 선배들 보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니까요..

선배 후배랑 2차 3차까지 가고 집에 왔는데 기분이 묘하더군요..
100% 눈물? 그런건 바라지도 않습니다.
요즘 자살 사고가 많아서 가득이나 흉흉한데..
부모님 유무를 떠나서 젊은 나이에 일찍 먼저 죽는다는거 참 못할 일입니다.
내가 죽었을 때 내 죽음이 내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부담이 되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시간이 없는데 꼭 가야하나? 부주를 3만원을 할까? 5만원을 할까?
이런 고민없이...



뭐 그 사람이 죽었다고? 소리에
하늘이 무너진 만큼 통곡하진 못하더라도
멀더라도 기꺼이 찾아와서 고개 숙여 ' 그 놈 그래도 괜찮은 놈이였어~ ' 하면서
마음에서 우러나와 쓸쓸하게 소주 한 잔 기울여줄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살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