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

[스크랩] 소매물도의 추억 여행...

드림이짱 2007. 9. 27. 10:55

안성기 장미희 주연의 깊고 푸른밤이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는가?

어렸을때 처음으로 보았던 19금영화였었는데

첫장면의 베드신에서 보았던 안성기 뒷모습이 인상적인 영화였다.

음.. 삼천포로 빠질 뻔 했군.. ㅡ.,ㅡㆀ

 

 

때는 바야흐로 대학교 1학년때..

가진거라곤 부랄 두쪽하고 패기만 남은 넘들이라서

강원도에 사는 친구 한 넘이랑 겨울방학동안 남해안 무전여행을 하기로 했다.

완전무전여행은 아니고 최소비용만 들여가면서 하는 여행..

 

버너에 코펠에 라면 쌀 김치만 싸들고 무작정 목포를 향해떠났다.

저녁엔 야간열차를 타고 자면서 이동하고 역대합실에서 자기도 하면서 ..

한겨울에 왜 미친짓을 했다 몰라.. 여름에 하지.. ㅡ.,ㅡㆀ

아침이면 버스정류장 구석에서 밥지어서 먹구

같은과 아는 놈들 명단 뽑아서 빈대치고 하면서 부산까지 하는 여행이였다. ^__^ㆀ

 

그러던 중에 홍도에 가기로 하고 갔다가 풍랑으로 배가 안뜨는 바람에

충무에 갔는데 거기서 환상의 섬 매물도라는 사진을 한장 보게 되었다.

오~호~!! 환상의섬이라는데..

매물도라.. 사진만 봐도 왠지 모르게 마력이 있는 느낌의 섬이였다.

무조건 배에 오르고 말았다. ㅋㅋㅋ

 

배가 도착한 시간은 저녁 무렵..

일단 민박을 하나 잡아놓고 쿠쿠다스 CF를 찍었다는 등대를 구경하기 위해서 갔다.

소매물도는 두개의 섬으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밀물이 오면 두개가 되고 썰물때는 하나가 되는 섬이다.

수학여행을 온 개구장이들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산하나를 넘어 등대섬에 갔는데

뉘역뉘역 해가 지기 시작했다.

 

등대에서 사진찍고 돌아오는데.. 오잉~~!!! ㅡ.,ㅡㆀ

길이 없어졌네.. 황당해서.. 한참을 우왕좌왕하는데

민박집 아저씨가 짜~~~안~!!! 보트를 타고 나타나셨다.

꼬맹이들을 먼저 보내는 동안 해는 져버리고.. 밤이 되었다.

 

섬에서 밤을 지세워본 적이 있는가?

매물도는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발전기 하나 없는 섬이다..

집집마다 자동차 밧데리를 사용해서 불을 밝히고 저녁 9시가 되면 무조건 불을 꺼야 하는

낮에는 별 볼일이 없는 섬인데..

섬의 밤은 높세바람처럼

빠르게 공기를 가르고 온다.

그런데.. 그 어두운 공간에서 눈이 적응을 할때 쯤..

 

하나 둘씩 별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별이 쏟아진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실제로 별은 쏟아졌다..

은하수를 따라서 수없이 많은 별들이 내 머리 속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고즈넉하니 돌아가는 등대 불빛아래서

시커먼 녀석 하나 랑 둘이서 나느막하니 노래 부르면서 바닷가에 앉아 있는데..

(애효.. 이녀석이 조금만 잘생겼으면 분위기 더 좋았을텐데.. 완전 소도둑이라.. ㅡ.,ㅡㆀ)

민박집 아저씨의 보트가 돌아왔다.

 

보트를 타러 내려갔는데 ..

바닷물속에서 뭔가 반짝거리는 것들을 볼 수가 있었다. 이게 뭐지?

.

.

 

 

.

플랑크톤..

수없이 많은 플랑크톤들이 반딧불 같이 우글거리면서

바닷물을 밝히고 있었다.

 

모터보트를 타고 물살을 가르는데

보트가 빠르면 더 환~~하게..

보트가 느리면 덜 환~~하게..

네온 불빛보다도 어 환한 녹색의 형광 막대들이 내 주위를 가르면서

뒤로 뒤로 흘러갔다.

 

그 바다..

그 별빛..

그 등대 불빛..

그 플랑크톤의 명멸...

내가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출처 : 드림이님의 플래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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